강남언니 21만9665명 개인정보 유출…병원명·시술이력·상담사진까지 빠져나갔다

날짜
Sep 11, 2026
분류
  1. 스타트업 동향
작성자
StartLounge
9월 4일 상담내역 조회 API에 비정상 접근, 21만9665명 정보 유출. 국내 약 16만명, 일본·대만·태국·중국 등 해외 이용자도 포함. 이름·연락처를 넘어 병원명, 의사명, 시술 이력, 상담 등록 사진, 결제 정보까지 유출 항목에 포함. 2025년 매출 752억원, 누적 투자 741억원으로 성장한 14년차 플랫폼이 리브랜딩 2개월 만에 신뢰 리스크에 직면.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 이용자 21만9665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9월 7일 확인됐다.

이름·연락처 넘어 병원명·의사명·상담사진까지…해외 이용자 6만명 포함

운영사 힐링페이퍼에 따르면 지난 4일 상담내역을 조회하는 연동 기능(API)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시도됐다. 회사는 이상 징후를 포착한 직후 해당 경로를 차단했지만, 다음 날인 5일 동일한 공격자가 다른 경로로 재차 침입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했다.
유출 규모는 국내 약 16만명, 일본 4만8000명, 대만 4218명, 태국 1591명, 중국 481명, 영어권 및 기타 국가 5308명이다. 문제는 항목의 성격이다. 이름·연락처·생년월일·성별·거주 지역·소셜로그인 ID·접속 IP 같은 기본 정보에 더해, 상담을 신청한 이벤트 및 시술명, 의사명, 병원명, 상담 진행 상태, 상담 등록 사진, 예약 희망 시간이 함께 빠져나갔다. 관심·신청·실제 시술 정보와 내원 일시, 결제 금액·수단·시각도 일부 포함됐다. 얼굴 사진과 시술 이력이 결합될 경우 단순 스팸을 넘어 협박성 연락이나 정밀 표적 피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사생활 침해와 금융 사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매출 245억→752억 3년 성장, 리브랜딩 2개월 만에 맞은 변수

힐링페이퍼는 2012년 설립된 미용의료 O2O 플랫폼 기업으로, 만성질환 관리 앱으로 출발했다가 안정적 수익 구조를 찾지 못하고 2015년 강남언니를 출시하며 미용의료로 방향을 틀었다. 2015년 3억원 시드, 2019년 45억원 시리즈A를 유치했고 누적 투자금은 741억원이다.
실적은 가파르게 올라왔다. 2023년 영업수익 417억원(전년 245억원)에서 2024년 530억원, 2025년 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9% 성장했다. 2020년 8월 일본 미용의료 플랫폼 '루쿠모'를 인수해 힐링페이퍼재팬을 설립하며 해외로도 나갔다. 올해 7월에는 새 로고와 브랜드 미션을 공개하며 글로벌 '뷰티 내비게이터'를 표방한 전면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이번 사고는 그 직후에 발생했다.
회사는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이상 접근 탐지체계를 고도화했으며 권한 검증 로직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6일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유출 사실을 신고한 뒤 피해 이용자에게 개별 통지했다. 홈페이지에서 30일간 본인의 유출 항목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 6246억·티빙 2000억…'매출 3%' 과징금 구조가 남긴 질문

강남언니 사고는 개별 기업의 사고로만 읽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약 337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티빙에서는 중복 포함 3954만 개 계정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티빙은 이달 초 총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이용자 보상안을 발표했다.
제재 구조를 둘러싼 논쟁도 이미 시작됐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상 과징금 상한은 전체 매출액의 3%다. 쿠팡은 6246억8100만원을 부과받았지만, 연 매출 4000억원대인 티빙은 단순 계산 시 121억8000만원 수준에 머문다. 같은 기준을 강남언니에 적용하면 상한은 20억원대다. 매출이 작으면 과징금도 작아지는 구조가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출 정보의 민감도가 아니라 회사 규모가 제재 수위를 좌우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티빙이 예상 과징금보다 큰 보상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배경에는 향후 제휴·신규 사업·투자 유치와 M&A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장 성장 기업에게 보안 사고의 실제 비용은 과징금이 아니라 다음 라운드의 밸류에이션에서 계산된다.
강남언니는 14년간 미용의료 정보 비대칭을 깨며 매출 752억원 규모로 성장한 플랫폼이다. 이번 유출은 그 성장의 근거였던 '이용자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데이터'가 그대로 리스크로 전환된 사례다. 유출 항목에 병원명과 시술 이력, 상담 사진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피해 회복의 난이도가 일반적인 연락처 유출과 다르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제재 수위와 회사의 후속 대응이 향후 투자 유치와 해외 확장의 변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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